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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

50대 아저씨의 이야기

by 볕날선생 2018. 12.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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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새 작업을 하고 해가 서서히 떠오를 즈음 어렵게 단잠을 빠지다가

정화조 청소를 오신다는 부름에

대문밖 너머로 들려오는 엔진소리를 듣고 일어나

소소한 대화를 나누었다.

아저씨 : 여긴 수도가 아직 안얼었네요. 방금전 집에서는 수도가 얼어서 나오지도 않더라구요.

화원주인 : 예. 날이 춥긴 많이 추운것 같네요. 오늘 눈이 온다고 했는데 아직 내리진 않네요.

아저씨 : 눈이 오긴 많이 온다는것 같던데....

서로가 한 곳에 집중하고 있다보니 말이 오가지 않게 되었다.

아저씨는 그 분위기가 불편하셨나보다.

이윽고 이야기를 건네시는 아저씨.

아저씨 : 좀 차려입고 나오시지 추운데 그렇게 나오셨어요.

아저씨는 너털웃음을 짓고 계셨고 자다 일어난 차림의 나는 민망함에 웃음으로 대답해드렸다.

화원주인 : 아직은 젊어서 괜찮아요. 하하하.

정화조 청소가 끝나고 아저씨께 작지만 마음의 선물을 하고 안녕의 인사를 드렸다.

어릴적 기억에도 첫눈이 올 때 즈음이면

몇날며칠을 새벽같이 우리 동네로 달려와

이집저집 청소해주시던 정화조차 아저씨를 잊을수가 없다.

뵙게되면 웃으며 '수고하십니다'라고 말한마디 건네는건 어떨까?

현관문을 열고 들어올때 즈음

눈이 하나 둘 내렸던 걸로 기억한다.

 

가장자리 ; 50대 아저씨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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