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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말동안 제 남편이 SNS를 통해서만 알렸던 저희 도톨이 이야기와 치료 수기, 그리고 유박비료의 위험성을 더욱 널리 알려드리고 싶어 죄송하게도 방탈이지만 결시친에 글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
*** 맹독성 유박비료는 개/고양이와 같은 동물뿐만 아니라 사람들, 흙장난하는 어린아이들에게 엄청나게 치명적인 독입니다. 거주하시는 주택 근처에 살포된 유박비료가없는지 제발 꼭!!! 확인해주세요!!!! ***
- 맹독성물질(청산가리 6천배)을 함유하고 있는 유박비료는 사료처럼 생겼지만 정말 위험하고, 저희 강아지 도톨이는 산책중 겨우 한두알을 주워먹었을 뿐인데 결국 세상을 떠났습니다.
- 이와중에 제 와이프는 충격을 크게 받아 자칫 위험할 수 있는 상황에 빠졌고, 예정일보다 4주나 일찍 긴급제왕으로 아들을 출산하기에 이르렀습니다.
- 다행히 아들은 무사히 태어났고 와이프는 잘 회복하고 있지만 저희 부부는 이번 일로 큰 상처를 받았으며, 새로 태어난 아들을 위해 함께 극복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 봄철 산책중 유박비료 조심하세요!!!
이번 사고는 반려동물로부터 더 나아가, 어린아이들 역시 산책로나 화단에서 이 맹독성 유박비료를 자칫 잘못 만졌다가 손에 조금 묻은 상태로 입에 가져간다면 돌이킬수 없는 인사사고가 발생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갓 태어난 아들의 아빠로서, 이 글을 보시는 분들의 반려동물, 자녀분들도 혹시나 위험에 빠지지 않도록 꼭 알려드리고 싶어 이렇게 말씀 올립니다.
페이스북 링크(남편 개인정보 때문에 삭제하였습니다)
인스타그램 링크(1편, 총 5편까지 나누어 올렸습니다)
https://www.instagram.com/p/B_aMQFth4sO/?igshid=1di6uhm8ykkn7
안녕하세요,
저희 도톨이가 2020년 4월 23일 목요일 오전 1시 55분에 하늘나라로 산책을 떠났습니다.
도톨이를 처음 만났던 2016년의 어느 봄날,
도톨이는 쪼그만 녀석이 겁도 없이 저의 두 손으로 폴짝 뛰어들었습니다. 그리고 만 4년동안, 도톨이는 저와 제 와이프에게 정말 크고, 깊고, 많은 사랑을 주었습니다.
앞으로도 엄마 아빠, 그리고 새로 태어날 아가와 함께 할 더욱 행복한 삶을 기대하며, 도톨이는 임산부인 엄마를 24시간 딱 붙어 의젓하게 지켜주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저희 아파트 관리사무소에서 단지 조경을 목적으로 부주의하게 살포한 '유박비료'로 인해 도톨이는 조금 일찍 하늘나라로 산책을 떠나게 되고 말았습니다.
4월 20일 월요일 저녁 7시, 엄마와 저녁의 청량한 공기와 풀냄새를 마시며 산책을 하던 도톨이는 뭔가 구수한 냄새가 나는, 마치 사료같이 생긴 알갱이를 입으로 가져 갔습니다. 엄마는 도톨이가 흙을 먹은 줄 알고 입에 든 물질을 급히 털어내주었습니다.
아직은 아무 일 없이 저녁 시간을 보내고 엄마 아빠와 꿀잠을 자고 일어난 4월 21일 화요일 오전 6시, 도톨이는 배고팠던 임산부 엄마가 먹던 군고구마를 조금 나눠 먹었습니다. 그러다 아빠가 출근하던 오전 8시경에서야 뭔가 불편함을 호소하기 시작했습니다. 제 출근을 배웅하려 나오긴 했지만 불쌍한 표정으로 꼬리를 말고 차마 저를 제대로 쳐다도 보지 못하던 도톨이를 보고 저는 사진을 찍어 아직 잠들어 있던 와이프에게 전송해 두었습니다.
<제가 출근하면서 너무 이상해 찍은 사진입니다>
부랴부랴 도톨이를 동물병원으로 데려가던 와이프는, 어제 무언가 흙 같은 것을 주워 먹었다는 것이 기억나 인터넷에서 검색을 해보았고 도톨이가 먹은 것이 단순한 흙이 아니라 맹독성 물질 '리신Ricin'을 함유한 '유박비료'일 수 있겠다는 것을 인지하게 됩니다.
와이프는 그때 큰 충격을 받았고, 도톨이에 대한 걱정으로 오열하기 시작했습니다. 소식을 전해들은 저는 관리사무소에 급하게 연락하여 혹시 아파트 단지에 비료를 뿌렸는지 확인하였습니다. 관리사무소 측에서는 일요일에 비료를 뿌렸으며, 이내 그 비료가 아주까리(피마자) 껍질로 만들어 리신이라는 성분이 들어있고 강아지가 먹으면 문제가 될 수도 있다는 설명을 이제서야 덧붙였습니다.
반려동물 키우는 주민들이 한둘이 아닌 저희 아파트 단지에 그렇게 무신경하고 무책임하게 맹독성 물질이 든 비료를 살포했다니 너무나도 화가 났습니다. 반차를 내고, 입원한 도톨이를 쓰다듬어준 후 저는 와이프와 함께 아파트 관리사무소에 방문해 저희 도톨이가 많이 아프다는 소식을 알렸고, 이미 늦었지만 다른 동물들을 위해 어서 경고문이라도 한시 빨리 게시할 것을 요구하였습니다.
<제 항의 이후에야 뒤늦게 경고문을 게시했습니다, 향후 대응을 위해 아파트명은 가렸습니다. 지역은 마포구입니다>
저녁 6시경, 거의 혼절 상태였던 와이프가 일어나 저에게 오전부터 지금까지 기다려도 뱃속의 아이가 뛰어놀지 않는 것 같다고 하였습니다. 36주차의 만삭이었기 때문에 너무 큰 스트레스로 무언가 문제가 생겼다는 것을 직감한 저는 급하게 와이프를 분만예정 병원인 신촌 세브란스로 데려갔습니다.
태동 검사는 무려 1시간 50분이나 소요되었습니다. 담당 의사선생님께서는 리스크가 있는 상황이니 예정일이 아직 4주나 남았지만 제왕절개를 통해 아이를 어서 출산하자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그 다음날 새벽, 긴급제왕이 결정되었고 와이프는 오전 6시 50분에 너무나 감사하게도 건강한 아들을 출산하였습니다.
와이프가 회복실을 거쳐 일반병실로 옮기고 나서 조금 안정이 된 후, 저는 오전 11시에 도톨이의 상태를 들으러 동물병원으로 향했습니다. 운전대를 잡자마자 참았던 눈물이 손 쓸 겨를도 없이 쏟아졌습니다. 가까스로 도착해 만난 도톨이는 혈변이 시작된 상태였습니다. 간 수치와 염증 수치는 비정상적으로 치솟아 있었습니다. 혹시나 하는 희망으로 단지 화단에 아직도 그대로 남아있는 유박비료를 샘플로 채증해 담당 수의사 선생님께 전달드렸습니다.
<산책로로 조성된 화단에 애써 찾아볼 필요도 없을 정도로 유박비료가 널려 있습니다>
오후부터는 패드 하나를 꽉 차도록 선홍빛으로 물들일 정도로 혈변이 심해졌습니다. 수의사 선생님은 샘플로 드렸던 유박비료를 물에 풀어보니 도톨이의 배설물에서 검출된 것과 같은 형태였고, 따라서 도톨이가 유박비료를 먹은 것이 확실하다는 사실을 확인해주셨습니다. 희망이 점차 사라지는 것을 느끼며 멈추지 않는 눈물을 닦으면서도, 도톨이가 조금이라도 힘을 낼 수 있도록 와이프가 입었던 파자마를 도톨이에게 전해주고 다시 와이프를 돌보러 갔습니다.
그날 와이프가 잠든 후, 집으로 돌아오며 도톨이의 상태를 문의하니 수치가 급격하게 나빠지지는 않았지만 점진적으로 나빠지고 있고 이는 매우 안좋은 시그널이라는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차마 잠을 이룰 수 없었지만 내일도 두 가족을 위해 뛰어야 하는 저는 억지로 잠을 청했습니다. 그리고 도톨이가 오늘 밤 꼭 잘 버텨주기를 기도하였습니다.
잠깐 잠이 들었을까, 듣고 싶지 않은 전화벨이 시끄럽게 울리기 시작했습니다. 시간을 보니 4월 23일 오전 1시 52분, 잠든지 채 한시간이 되지 않은 시각이었습니다. 동물병원이었습니다. 도톨이의 생명이 다 해가고 있으니 빨리 오셔야 할 것 같다고 했습니다. 저는 벌벌 떨리는 몸을 힘겹게 이끌고 눈물을 흘리며 병원으로 향했습니다.
도톨이는 제가 도착하기 5분전, 오전 1시 55분에 하늘나라로 떠나버린 상태였습니다. 아직 온기가 남아있는 도톨이를 부여잡고 통곡을 했습니다. 도톨이는 저녁께부터 혈변을 넘어서 피 자체를 흘리기 시작했고, 더이상 오래 버티기는 힘들었었나 봅니다.
와이프는 긴급제왕으로 인해 최소 4일의 회복을 요했고, 따라서 토요일 퇴원 예정이었습니다. 어떻게든 와이프가 도톨이의 마지막 가는 길을 지켜줄 수 있게 해주고 싶었고, 동물병원 원장선생님께서는 와이프가 퇴원하는 토요일까지 최선을 다해 도톨이를 생전의 모습으로 돌보아 주시겠다고 약속해주셨습니다.
도톨이를 잃은 슬픔, 와이프가 느낄 슬픔에 대한 걱정, 그리고 세상 빛을 처음 보고 기뻐할 아들을 두고 울고만 있는 아빠로서의 자책감까지... 도통 잠을 이룰 수 없었습니다. 아침까지 고민 끝에 와이프의 회복을 위해 도톨이의 소식을 잠시 알리지 않기로 했습니다. 소식을 알리는 타이밍은 담당 간호사 선생님과 의사 선생님과의 상의를 통해 퇴원 전날 오후로 정했습니다. 혹시나 와이프가 소식을 듣고 격정적인 반응으로 상태가 악화된다면 그래도 병원에서 대처가 가능할 것이라 말씀해주셨습니다.
아무렇지 않은 듯 와이프를 돌보고, 소식을 들은 친구들로부터 많은 위로 전화를 받으며 와이프 몰래 울고, 다시 와이프를 돌보는 정말 제 인생에서 가장 힘들었던 시간을 보냈습니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일련의 과정들로 인해 이 세상에 나오면서 스트레스를 받아서인지 저희 아들도 갑자기 황달 수치, 간 수치, 염증 수치가 조금 위험한 수준으로 올라 신생아 집충치료실에 들어갔습니다.
그래도 열심히 노력하고 살아가며 한치 앞 정도는 보면서 미래를 헤쳐 나아가고 있다고 믿던 저였는데, 정말 인생 한치 앞도 모른다는 말이 이런 말이구나 뼈저리게 느껴지는 순간순간들이었습니다.
4월 24일 금요일, 작명가 선생님을 만나 정성껏 지어주신 아들 이름도 받고, 아들 건강 상태도 계속 체크하고, 업무 연락도 조금 소화하며 바쁜 시간을 보냈습니다. 도톨이가 떠난 슬픔이 마치 이안류처럼 저를 무섭게 휩쓸었지만 그래도 참으려 노력했습니다. 도톨이 소식을 들으면 어디까지 무너질지 몰라 두려운 와이프 앞에서 조금이라도 덤덤해지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와이프는 소식을 듣고 많은 눈물을 흘렸지만, 도톨이의 엄마뿐만 아니라 이제 갓 태어난 아기의 엄마로서 쉽게 무너지지 않았습니다. 저희는 똑같은 상황, 똑같은 아픔, 똑같은 행복을 공유하고 있는 서로를 누구보다도 잘 위로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오늘 와이프는 무사히 퇴원하였습니다. 아기는 다행히 황달 수치가 내려갔고 조금 심각한 원인일 수 있는 태내 감염이나 선천성 문제는 아닌 것으로 확인되어 한시름 놓았습니다. 신생아 집중치료실에서 많은 선생님들의 노력으로 조금씩 좋아지고 있고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며 잘먹고 잘자고 있습니다.
동물병원에서 다시 만난 도톨이는 죽은 것이 아니라 깊이 잠들어있는 듯한 모습이었습니다. 하지만 눈물은 다시 참을수 없었고, 울고 있는 저를 보고 걱정하시는 내원 강아지 보호자분들께 실례를 무릅쓰고 저희 도톨이를 아프게 한 유박비료의 위험성에 대해 설명해 드렸습니다.
일산의 반려동물 장례식장에 도착할 때까지 도톨이는 저와 와이프의 품 속에서 편안히 잠든 채 안겨 있었습니다. 하늘나라로 산책을 떠나는 도톨이를 위해 그리도 좋아했던 군고구마를 든든히 챙겨주고, 저는 평소 도톨이와 산책했던 복장으로 가자!를 외쳤습니다. 가자! 소리만 들어도 신나서 방방 뛰었던 도톨이는 그렇게 하늘나라로 신나게 뛰어갔습니다.
도톨이가 하늘나라를 산책하는 동안 잠시 이별을 해야 하는 슬픔을 참지 못하고 있는 저와 와이프를 위해 친구들과 동생들이 함께 해주었습니다.
중언부언 나열한 부족한 글입니다만, 제가 겪은 아픔을 보다 절절히 알려드려 다른 강아지들과 그 보호자님들이 같은 아픔을 겪지 않도록 했으면 하는 마음에 써내려간 지난 6일간의 기록입니다.
아직도 불과 6일전이었던 4월 19일, 와이프와 도톨이와 함께 거실에 앉아 동물농장을 보며 프로그램에 출연한 어느 치와와 친구처럼 우리 도톨이는 정말 사랑 많은 강아지야 하며 행복해했던게 이제는 꿈만 같습니다.
유박비료 주성분인 피마자의 독성물질 리신은 청산가리의 6천배의 독성을 갖고 있다고 합니다. 심지어 KGB의 요인 암살용 무기로 쓰였다는 설까지 있는 아주 위험한 물질입니다. 동물뿐만 아니라 사람 역시 0.001g의 극소량만으로도 사망에 이르게 할 수 있을 정도로 위험합니다. 체내에 흡수되면 단백질 합성을 억제하여 세포를 죽게 만들어 장기를 녹아내리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봄철만 되면 친환경이라는 미명하에 맹독성 유박비료를 싸다는 이유로 무신경하고 부주의하게 공원, 화단 등 강아지들이 산책을 즐기고 야생동물이 뛰어노는 공간에 살포하는 일이 발생합니다. 심지어 애견운동장, 애견카페에서도 유박비료로 인해 강아지들이 무지개다리를 건너는 사고가 일어난 바 있습니다.
하지만 많은 반려동물 보호자분들이 유박비료의 위험성을 잘 모르고 계시고, 저 또한 그러하였습니다. 이 글을 보신다면 공유를 해주시거나 최소한 반려동물을 키우는 친구, 친지, 동료들께 이 사실을 알려주시길 부탁드립니다. 더이상 허무하고 안타까운 동물들의 죽음이 되풀이 되어선 안됩니다.
도톨이 많이 신경써주시고, 저희 부부의 애끓는 마음을 가슴 깊이 공감해 배려해주신 마포구 아현동 산들산들동물병원 수의사분들 및 직원분들께 깊은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저희 부부를 정말 크게 위로해주신 많은 선후배, 친구들 너무 감사드려요.
마지막으로 도톨아, 엄마 아빠가 정말 많이 사랑하고 너무너무 고마웠어. 우리 도톨이 하루하루 날이 갈수록 더 이쁘고 착하고 사랑스러웠는데... 그 흔한 대소변 때문에라도 한번 속 썩여본적 없고 그렇게 착하고 순해서 사람들만 보면 꼬리를 흔들며 반겨줬던 우리 도톨이... 네가 우리에게 준 큰 사랑 평생 기억하고 살아갈게. 하늘나라에서 맛있는거 실컷 먹고, 풀냄새 가득한 공기 맘껏 들이마시며 언젠가 우리 다시 만날 날 기다려줘. 사랑해 도톨아!
긴 글 읽어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산후조리원에서 와이프를 돌보다 방금 집에 돌아오면서 다시한번 화단을 확인하였는데, 힘들게 찾을 필요도 없이 이렇게 무방비상태로 널려있습니다. 2020.04.27.AM11:07 촬영>
<사고 후 매일, 화단에 유박비료가 남아있는지 모니터링하기 위해 사진을 찍고 있는데 오늘은 새가 두마리나 죽어있었습니다. 2020.04.27.PM 02:56 촬영>
유박비료 때문에 강아지가 죽었어요 글쓴이 도톨엄마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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