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의 비밀-지장간(支藏干) 지장간은 지지 속에 간이 숨겨져 있다는 뜻이다. 숨어 있는 지장간의 오묘한 이치를 잘 이해하고, 이를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이 깊을수록 명리학의 고수가 된다. 지장간을 도표로 나타내면 아래와 같다.
위의 지장간을 가만히 살펴보면 일정한 법칙이 적용됨을 알 수 있다. 먼저, 지장간은 여기(餘氣), 중기(中氣), 정기(正氣)로 구분한다. 우선 이를 알아보자. 1. 여기(餘氣) 여기(餘氣)를 자세히 살펴보면, 지난 달의 정기를 사용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지난 달의 남은 기가 바로 여기다. 위 표에서 보면, 자(子)월의 정기는 계(癸)수다. 따라서 축(丑)월의 여기도 계(癸)수다. 이처럼 지난 달의 기운이 바로 없어지지 않고 남아 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24절기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절기가 바뀌었다고 계절이 바로 다음 계절로 넘어가는 것이 아니고, 앞 계절의 기운이 남아 영향을 미친다. 이는 지구와 달과 태양과 우주가 일정한 법칙 하에서 조금씩 움직이는 데 그 기원을 두고 있다. 2. 중기(中氣) 가. 지지에서 봄은 인(寅), 묘(卯), 진(辰)월이고, 여름은 사(巳), 오(午), 미(未)월이며, 가을은 신(申), 유(酉), 술(戌)월이고, 겨울은 해(亥), 자(子), 축(丑)월이다. 봄의 시작은 인(寅)월이고, 여름의 시작은 사(巳)월이며, 가을의 시작은 신(申)월이고, 겨울의 시작은 해(亥)월이다. 봄을 상징하는 양간은 갑(甲)목이고, 여름을 상징하는 양간은 병(丙)화이며, 가을을 상징하는 양간은 경(庚)금이고, 겨울을 상징하는 양간은 임(壬)수이다. 이처럼 봄의 시작인 인(寅)월의 중기(中氣)에는 그 다음에 올 계절인 여름의 양간인 병(丙)화가 들어 있다. 또한 여름의 시작은 사(巳)월인데, 여름 다음에 오는 계절인 가을의 양간 경(庚)금이 중기(中氣)에 있다. 가을의 시작은 신(申)월인데, 가을 다음에 올 계절인 겨울의 양간인 임(壬)수가 중기(中氣)에 있다. 겨울의 시작은 해(亥)월인데, 겨울 다음에 올 계절인 봄의 양간인 갑(甲)목이 해(亥)월의 중기(中氣)에 포진되어 있다. 요약하면 각 계절의 시작인 인(寅)사(巳)신(申)해(亥)월은 다음에 올 계절의 양간을 중기(中氣)에 간직하고 있다. 나. 중기를 자세히 살펴보면 중기가 없는 달이 있다. 子卯午酉월은 중기가 없다. 봄의 한 가운데에 있는 달이 묘(卯)월이고, 여름의 한가운데에 있는 달이 오(午)월이고, 가을의 한가운데에 있는 달이 유(酉)월이고, 겨울의 한가운데에 있는 달이 자(子)월이다. 따라서 각각의 계절의 한가운데에 있는 달은 중기가 없는데 오(午)월만 예외다. 다. 봄의 마지막달은 진(辰)월이고, 여름의 마지막달은 미(未)월이고, 가을의 마지막달은 술(戌)월이고, 겨울의 마지막달은 축(丑)월이다. 이들의 공통적인 특성은 오행으로 보면 모두 토(土)의 달이라는 점이다. 토월은 환절기다. 계절이 바뀔 때마다 있는 환절기처럼 계절과 계절을 이어주는 토월이 항상 존재한다. 봄의 마지막인 달인 진(辰)월의 중기에는 지나간 계절인 겨울의 음간인 계(癸)수가 들어 있다. 여름의 마지막인 미(未)월의 중기에는 지나간 계절인 봄의 음간인 을(乙)목이 들어 있다. 가을의 마지막인 술(戌)월의 중기에는 지나간 계절인 여름의 음간인 정(丁)화가 들어 있다. 겨울의 마지막인 축(丑)월의 중기에는 지나간 가을의 음간인 신(辛)금이 들어 있다. 요약하면 각 계절의 마지막 달인 진(辰), 미(未), 술(戌), 축(丑)월에는 지나간 계절의 대표적인 음간(陰干)을 중기에 간직하고 있다. 따라서 중기(中氣)는 계절이 시작하는 달(寅巳申亥)에는 앞으로 올 계절의 양간이 포진되어 있고, 그 계절의 마지막 달(辰未戌丑)에는 지나간 계절의 음간을 간직하고 있다. 이는 새로운 계절이 시작할 때는 앞으로 올 계절을 미리 예고하고 있는 속성이 있고, 계절의 마지막 달에는 지나간 계절이 아쉬워 이를 조금이라도 간직하고자 하는 속성이 있다. 그리고 앞으로 올 계절은 기대감과 희망의 뜻으로 양간을 사용하고, 지나간 계절은 과거를 뒤돌아보고 그리워한다는 뜻으로 음간을 사용한다. 양의 속성은 기대감과 희망을 뜻하고, 음의 속성은 회고와 그리움이다. 여기에도 음양의 법칙이 적용된다. 3. 정기(正氣)
정기를 자세히 살펴보면, 지지(地支)가 양지(陽支)이면, 대표적인 간(干)이 양간(陽干)이고, 지지(地支)가 음지(陰支)이면, 대표적인 간(干)이 음간(陰干)임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예외가 존재한다. 자(子)월은 양지이나, 정기는 계(癸)수이고, 해(亥)월은 음지이지만 정기는 양간인 임(壬)수이다. 또한 사(巳)월은 음지이나, 정기는 양간인 병(丙)화이고, 오(午)월은 양지이나, 정기는 음간인 정(丁)화이다. 이는 양이 극에 달하면 음이 되고 음이 극에 달하면 양이 된다는 주역의 원리를 적용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처럼 지장간은 자연의 순환원리와 일치하고 있다. 그런데 지장간에 대한 견해는 학자와 고전에 따라 일치하고 있지 않다. 특히 여기(餘氣)는 대부분 지난 달의 정기를 따르는데, 인(寅)월과 신(申)월은 다르다고 주장하는 고전들이 많다. 즉 인(寅)월은 지난 달 축(丑)월의 정기, 즉 음토인 기(己)토가 아니라, 양토인 무(戊)토가 인(寅)월의 여기라고 주장한다. 또한 신(申)월도 지난 달인 미(未)월의 정기, 즉 음토인 기(己)토가 아니라, 양토인 무(戊)토라고 주장한다. 이는 어느 정도 설득력이 있다고도 볼 수 있다. 인(寅)월과 신(申)월은 양지이므로 여기에도 양간인 무(戊)토를 쓴다고도 볼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기(己)토와 무(戊)토의 성질을 모두 가지고 있는 혼합된 형태라고 생각된다 지장간에 있어서 특히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 바로 오(午)화이다. 오(午)월은 양이 극에 달하는 하지(夏至)를 기점으로, 이때부터 낮이 점점 짧아진다. 오(午)월에는 기(己)토를 중기에 넣어놓은 고전이 많다. 음양의 중화(中和)를 추구하기 위해 넣었다고 생각된다. 설득력이 있다고 본다. 4. 지장간의 비율 그럼 각 지지가 갖고 있는 지장간의 비율을 따져 보자. 가. 각 계절의 첫달인 寅巳申亥의 달은 전체를 30이라면, 지난 달의 기운인 여기는 7 , 앞으로 올 계절의 양간인 중기도 7, 그 달의 고유한 기운인 정기는 16의 비율을 가지고 있다. 1) 봄의 첫 달인 寅월은 여기인 己토와 戊토의 비율이 7이고, 중기인 丙화의 비율이 7이며 정기인 甲은 16이다.
2) 여름의 첫 달인 사(巳)월은 여기인 무(戊)토의 비율이 7이고, 중기인 경(庚)금도 7이고, 정기인 병(丙)화는 16이다.
3) 가을의 첫 달인 신(申)월은 여기인 기(己)토와 무(戊)토의 비율이 7이고, 중기인 임(壬)수가 7이고, 정기인 경(庚)금은 16이다.
4) 겨울의 첫 달인 해(亥)월은 여기인 무(戊)토가 7이고, 중기인 갑(甲)목도 7이고, 정기인 임(壬)수는 16이다. 나. 각 계절의 중간에 있는 子卯午酉의 달에는 중기(中氣)가 없고 여기((餘氣)와 정기(正氣)만 있다. 비율은 전체를 30이라면 여기가 10이고 정기가 20이다.
1) 자(子)월은 여기인 임수가 10이고 정기인 계수가 20이다. 2) 묘(卯)월은 여기인 갑목이 10이고 정기인 을목이 20이다. 3) 유(酉)월은 여기인 경금이 10이고 정기인 신금이 20이다. 4) 오(午)월은 예외에 속한다. 오월도 이 원칙에 의하면 병화가 10이고 정화가 20이어야만 하는데 예외규정으로 인정하는 것이다. 고전에서 오(午)월의 지장간은 병(丙)기(己)정(丁)이다. 이는 양이 극에 달해 음이 태동하는 과정으로 보아 가운데에 기(己)토를 넣었다. 이때의 비율은 여기인 丙화가 10이고, 己토는 9, 정기인 丁화가 11이다. 다. 각 계절의 마지막에 있는 辰未戌丑의 달은 전체를 30이라면, 지난 달의 정기의 기운인 여기가 9, 지난 계절의 음간인 중기가 3, 그달의 고유한 기운인 정기의 비율이 18이다. 1) 봄의 마지막 달인 진(辰)월은 지난 달 묘(卯)월의 정기인 을(乙)목이 여기다. 을(乙)목의 비율은 9다. 진월의 중기는 지난 계절인 겨울의 음간인 계(癸)수다. 따라서 계(癸)수가 3이다. 진(辰)월의 정기는 무(戊)토다. 戊토의 비율은 18이다. 2) 여름의 마지막 달인 미(未)월은 지난달 오(午)월의 정기인 정(丁)화가 여기다. 정(丁)화의 비율은 9다. 미(未)월의 중기는 지난 계절인 봄의 음간인 을(乙)목이다. 을(乙)목의 비율은 3이다. 미(未)월의 정기는 기(己)토다. 기(己)토의 비율은 18이다. 3) 가을의 마지막 달인 술(戌)월은 지난달 유월의 정기인 신(辛)금이 여기다. 신(辛)금의 비율은 9다. 술(戌)월의 중기는 지난 계절인 여름의 음간인 정(丁)화이다. 정(丁)화의 비율은 3이다. 술(戌)월의 정기는 무(戊)토다. 무(戊)토의 비율은 18이다. 4) 겨울의 마지막 달인 축(丑)월은 지난달 자(子)월의 정기인 계(癸)수가 여기다. 계(癸)수의 비율은 9다. 축(丑)월의 중기는 지난 계절인 가을의 음간인 신(辛)금이다. 신(辛)금의 비율은 3이다. 축(丑)월의 정기는 기(己)토다. 기(己)토의 비율은 18이다. 지금까지 설명한 비율은 1년을 360으로 보고 계산한 것이다. 각각의 오행들이 갖고 있는 비율을 보면 木이 65, 火가 56, 土가 109, 金이 65, 水가 65로 360이 된다. 토가 많은 이유는 12달 중에는 토월이 네 달이기 때문이다.
또한 간의 비율은 甲 33, 乙 32 .丙 33, 丁 23, 戊 64, 己 45, 庚 33, 辛 32, 壬 33, 癸 32 이다. 이 비율을 자세히 살펴보면, 戊土와 己土를 제외한 나머지 8간은 양간은 33, 음간은 32가 배당되어 있다. 음양의 이치와 같다. 그런데 丁화가 유독 적은 것은 午월에서 己토에게 9를 빼앗겼기 때문이다. 이처럼 지장간에서 오행 중 土가 많은 것은 土의 속성이 중용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보면 사주는 土의 영향을 많이 받게 된다. 근원적으로 자연과 인간은 중용지도를 갖고 있다는 의미일 것이다.
다시 종합적으로 표를 만들어 보면 아래와 같다. 이 표에 있는 내용은 이해를 바탕으로 완전하게 암기를 해야 한다. 만약 지장간을 활용하지 않는 역술인이 있다면 아직 기초도 안 된 사이비 술사라고 단정해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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